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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앓던 사랑니를 드디어 뽑았다. 뽑을 때는 좀 아팠지만, 한 번에 딱 뽑혔고, 딱히 뽑은 뒤에 퉁퉁 붓지도 않아서 금방 회복될 것 같다. 1년 전에 다른 사랑니 뽑을 때는 뽑기 힘들어서 드릴까지 써가며 겨우 뽑은 뒤 상당히 그 자리가 부어서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이번에는 되게 편하게 뽑혀서 다행이다.
요즘의 나는 이런 사랑니를 여러 개 안고 살고 있는 것 같다. 뽑으면 해결될 문제인데, 이런저런 이유로 뽑지는 못하고 그냥 아파도 참고 있다. 쉬고 쉬고 쉬다 보니까 이런저런 일에 무턱대고 달려드던 그 패기가 많이 죽었나 보다. 물론 그런 식으로 계속 사는 것도 썩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무 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병 주고 약 주는 식으로 살아가는 게 나은 것 같다. 이런 사랑니들은 오래 품고 있으면 결국 썩어가면서 상처를 주기 마련인데, 내 안의 사랑니들도 이렇게 썩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동하자.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남들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맞춰줄 수 있을 만큼만 딱 맞춰준 다음에, 그 선을 넘어서면 그냥 '다른 거구나' 하고 넘어간다. 이 과정에는 좋은 감정도 싫은 감정도 없고, 그냥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공부를 하거나 뉴스기사를 읽는 것 같은 일상적인 과정이다. 이런 식의 사고는 휴학한 이후로 확실히 내 안에 정립된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2~3학년 무렵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겠답시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조언하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나 사이에는 어떤 괴리감마저 느껴진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나를 인생의 멘터로 삼을 수는 있겠지만, 내가 다른 누군가를 인생의 멘티로 삼아 이끌어주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우리 학교에서 신입생들을 잠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Student Adviser라는 자리도 Adviser라는 단어를 쓰지 Mentor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는구나. 모두가 깨닫고 있던 사실을 나만 조금 늦게 깨달은 느낌이 든다.
사실 내가 일찍 깨달았건 늦게 깨달았건 간에,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다르게 말하면, 나는 내 주위의 사람들이 나의 일정 영역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허락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나도 다른 사람들의 일정 영역 안으로 들어가려는 시도 자체를 안 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정말 친한 친구들의 사소한 연애사나 가정사에 무관심한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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