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생했던 지진으로 내 페이스북은 난리가 났었다. 대부분의 지인이 진앙에서 30여 km 떨어져 있는 포항에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의 생생한 후기를 볼 수 있었고, 걱정도 꽤 되었다. 한편으로는 이번 일이 그 피해나 사회적 파장만 작았지 세월호 사태의 재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불과 하루 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아직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사실들이 많고, 모든 곳에서 모든 것을 다른 쪽으로 떠넘기는 듯한 모습도 여전하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우선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만 주로 해 보도록 하겠다. 1. 학교 사람들에게서 많이 들어왔던 지적인데, 재난문자가 지진이 일어나고 꽤 뒤에 도착했다고 한다. 수도권에 있는 나한테는 아예 문자가 오지 않기도 했고. 지난 몇 달..
1, 움베르트 에코의 를 다 읽었다. 읽으면서 이런저런 19세기 유럽의 사건들에 대한 공부도 틈틈히 하게 되었고, 평소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같이 역사를 적당히 섞은 음모론스러운 게임들도 하곤 했던지라 재밌게 읽었다. 과는 달리 무대가 전 세계를 오가고 있고, 현대인들에게 있어 조금 더 친숙한 주제이기도 하기에 중세의 신학적 논쟁이 주요 테마 중 하나인(그걸 공부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지만) 같이 머리를 팽팽히 굴릴 필요는 없어 쉽게 읽어내려갔다. 앞서 언급한 두 소설 외의 움베르트 에코의 다른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움베르트 에코 소설들 전반에 깔려 있는 주제의식 중 하나는 '허구의 실체화에 대한 비판'으로 알고 있다. 이 주제의식은 에서도 이어진다. 다만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에서 과는 차이..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군중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해 나름의 해석을 내린 책으로, 역사적으로도 파시스트들이 이 책의 이론을 참고하여 자신들의 정치에 활용했을 정도로 꽤 큰 영향력을 가졌던 책이라고 한다. 중요한 건 이 책은 1895년, 다시 말해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20년 전에 쓰여진 책이라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사회에도 통하는 구석이 상당히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물론 한 세기의 차이로 인해 달라진 부분도 많고, 무엇보다 작가 본인이 언급하듯 시대가 바뀜에 따라 '특정 언어는 같아도 그 언어가 주는 이미지는 달라지기 마련이라' 그 당시의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과 지금의 내가 이해하고 싶은 것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도 군중이라는 개념의 특성 상..
페북을 돌아다니다 '소리바람소화기'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기사 링크) 일단 내가 음향 트랜스듀서를 전공하는 사람인지라 호기심이 들었고, 이거 관련해서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느낀 생각들을 정리해봄. 일단 내가 해당 기술과는 전공이 다소 다른지라(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오히려 연소 쪽 전공자가 더 잘 알 만한 부분이 많다.) 부정확한 부분이 많을 수 있다. 1. 일단 저주파로 화재를 잡는다는 개념 자체는 1857년에 아일랜드의 과학자 John Tyndall이 '내 목소리가 좀만 더 크면 불을 끌 수도 있다'라는 말을 했던 걸로 보아 오래 된 것 같다. 하지만 기술 연구는 불과 몇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듯 한데, 2005년에 이거에 관련된 JASA(미국음향학회) Article이 있고, 첨부한 영상의..
얼마 전, 네네치킨 페이스북에서 일베발 합성 사진을 게시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네네치킨은 엄청난 대중들의 공격을 받게 되었으며, 네네치킨 측은 관련 담당자들을 해직 조치하였다. 하지만 아직 대중들의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네네치킨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네네치킨의 대처는 지금까지 일베 합성사진에 노출되었던 다른 매체나 기업들에 비하면 상당히 강경하고 빠른 대처이고, 이 사건이 모든 네네치킨 관계자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 왜? 확실히 대중은, 아니 더 나아가 인간은 완전무결한 합리성을 가진 존재는 아니다. 어떤 하나의 슬로건에 다수가 휩쓸리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그 슬로건의 합리성은 무시되기 마련이고, 이러한 합리성을 공격하는 사람..
이번 학기에 한 가장 생산적인 활동 중 하나는 한스 요하힘 슈퇴리히의 를 읽은 것인 듯. 철학 입문서로는 상당히 괜찮은 책인 것 같다. 다만 제목은 세계철학사지만 서양 외의 철학은 사실상 맛보기로만 다루는 정도. 이거 읽으면서 주로 한 생각들. 1. 신이라는 것이 참 매력적인 개념은 맞나 보다. 당장 중세 후반부터 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신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슬슬 나타나기도 하지만(덕분에 신학에 대한 편견을 이 책으로 많이 깰 수 있었다), 철학에서 신앙은 사실상 아직까지도 완벽히 분리된 것이 아니다. 당장 이성을 추구한다던 근대 철학자들 다수는 신의 존재 증명을 손에서 놓지 못했고, '신은 왜 악을 창조했는가?'라는 문제에 매달렸음. 철학사에서 '개인'을 처음으로 부각한 사람 중 하나인 ..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날이다. 전국에서는 과거 그 무렵만큼은 아니어도 다시 추모의 물결이 은은한 파도처럼 일렁이고 있다. 돌이켜 보면, 그 사건을 기점으로 너무 많은 이야기들과, 너무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줄줄이 엮여 나왔기에 나에게 있어서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재앙이 아닌 오늘날의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들을 한 번에 들춰내버린 사회적 충격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그 당시 느꼈던 사회적 충격은 지금 어디서 어떤 형태로 내 안에 자리잡고 있을까. 1년 전과 비교해서 내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사람들의 감정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보통 사람들에 비해 감정적인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한편으로는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다루는 일에 ..
과학철학 Study 모임에서 과학과 종교라는 테마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여러 이야기들이 나왔지만, 그 자리의 대다수의 의견은 결국 과학이 발전하여 종교의 영역으로 여기지던 곳들을 점차 침식할지언정, 개인의 믿음이라는 부분만은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때 나는 질문을 하나 더 던졌던 것 같다. 일단 종교의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건 인정하자. 그렇다면 신학은? 역사의 흐름만을 짚어본다면 초자연적인 현상, 즉 신학으로 설명하려 들던 여러 현상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과학으로 대체되어 왔고, 적어도 이러한 측면에서만은 이제 신학이 설 자리가 거의 없어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신학이라는 학문이 그런 것만을 다루는 학문은 아니지만, 처음에는 과학에게 자신의 위치를 조금씩 잃..
생각해 보면 내가 이 학교에 학부생으로 입학한 이래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5~6년의 시간 동안 별 일이 없다는 것이 물론 이상하고, 다른 테두리를 벗어나서 한 사람으로서 여러 일들과 직접 부딪쳐 본 것 경험이 그 전에는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사건이 없는 지금의 일상과 비교하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일들 중에는 내가 있는 이 학교와 학생들 사이의 이야기들도 참 많았다. 다만, 돌이켜 보면 좋은 이야기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특히 2010년 초에 뜬금없는 이유로 갔던 자치단체 LT에서 그 자리에 있던 학생들 전원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Bilingual Campus 선포 계획을 시작으로 해서 지금 학교에서 난리가 난 게임 차단 관련 이슈까지를 보면 항상 이..
MC몽의 컴백 때문에 요즘 세상이 갑자기 뜨거워졌다. '대Mong항쟁'이라는 유머러스한 이름까지 붙으면서 멸공의 횃불에 이빨 관련된 모든 노래들이 차트에 갑자기 올라가고, 연예인들은 이 와중에 그를 옹호하고 있고, 진중권은 이런 잣대를 정치인에게 먼저 들이댔으면 한다는 이야기도 남겼다. 비록 난 미필이고, 보통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수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이런 사건에 대해 글을 쓰는 것 자체도 조심스럽다. (솔직히 이런 분위기가 싫지만, 그걸 떠나서 '무지'로 인한 한계 자체는 엄연히 존재하는 법이니까.) 이 글을 쓴 계기는 네이버 뮤직에서 MC the Max의 신보에 달린 덧글들을 보고 나서였다. 그 곳을 가 보시면 알게 되겠지만, MC몽에게 들이대는 잣대하고는 상당히 분위기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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