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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는 고민을 두서없이 적어본다. 따라서 딱히 논리적인 글은 아닐 것 같고, 정리된 생각도 아니다.
어떠한 사회적 현안이나, 꼭 사회적 현안이 아니더라도 삶에서 여러 번 마주치는 결정을 내려야 하거나 모종의 행동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따지는 것이 그것인데, 이 고민을 왜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보통은 이렇게 대답한다.
'알아야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으니까.'
거기서 생기는 또 다른 질문.
'얼마나 알아야 도움이 될까?'
어렵다. 결국 이 질문에 도달하면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의 타협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타협의 지점은 모두가 다르다. 누구는 이성적인 근거를 토대로 모든 논리의 연결 고리를 맞춰야만 하고, 누구는 아예 아무 것도 모른 채로 스스로의 감으로만 행동하기도 한다. 이 기준의 차이가 이 세상이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 테지.
아무래도 공대생이다 보니까 주위에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 나는 이 공간 안에서는 사실 합리적인 사람이지 못하다. 아직까지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존하여 판단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연구에 있어서조차 가끔씩은 자신의 감을 믿고 행동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친구들의 입장에서 나는 '덜 아는' 사람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런 내가 판단을 내리는 것을 그 친구들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고, 나의 판단으로 인해 그 친구들의 앞길이 바뀌는 경우도 왕왕 있다는 것이다. 그 친구들 중 일부는 이러한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못한다. 사전의 뜻에 의거한 언어들로 대화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최선이 되는 선택을 한다고 생각하는 그 친구들에게 있어서는 나는 그저 돌발변수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 친구들이 알았으면 하는 사실은, 세상은 합리적으로 돌아가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대화를 하면서 사전적인 의미에 기반한 언어로 대화하는 사람들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고, 별 생각 없이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그렇다고 모른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는 것도 자랑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무언가를 알게 됨으로서 '모른다는 것'을 모르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배움의 길에 있어 만나는 가장 큰 난관이 아닐까 싶다. 무지와의 싸움은 밖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이 더 정리되면 글을 고쳐쓰던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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