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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ed Out은 우리 나이로 28 정도 된 미국 조지아 주에 기반을 둔 석사학위 소지자이자 실업자인 Ernest Greene의 솔로 프로젝트이다. 이 사람은 2007년부터 순전히 재미로 자신이 만든 음윽들을 MySpace에 하나 둘 올리면서 그 이름을 알려 어느덧 정규앨범을 발매하고 전 세계를 오가는 뮤지션이 되었다. 어떻게 보면 인터넷과 인디 뮤지션 편애주의의 끝판왕 피치포크의 수혜자라고 할 수도 있겠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이런 장르의 음악을 흔히 말하는 '록'이라는 범주의 음악들에 비해서 많이 접해보질 못했다. 그래서 흔히 내가 감상평에 적어대는 '이건 누구의 영향을 받았고 이건 어느 스타일이고...' 라는 말을 할 만한 능력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뭐, 어떻게 보면 다른 걸 다 떠나서 순수하게 내 귀에 들린 음악 그 자체만으로 이 글을 쓸 수 있으니 나쁜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 앨범은 딱히 변칙적인 스타일을 구사한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Electro-Pop을 구사한다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앨범 자체가 정석적이고 딱 떨어진다는 인상을 준다. 어쩌면 한동안 내가 꽤나 변칙이 난무하는 스타일의 음악들을 많이 들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듣던 그런 앨범들에 비해(그런 앨범들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앨범은 '절제'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슈게이징스러운 분위기가 나지만 그렇다고 슈게이징이라고 말하기는 좀 애매하게 그런 느낌만 조금 갖다쓰고 있고, 요즘 이 쪽 씬의 대세라는 울렁울렁한 신스 사운드도 없고, 보컬에 과도한 이펙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비트는 딱 필요한 만큼만 있는 듯 하고, 시끄럽지도 않고.

 

 결과적으로 말하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이 되겠다. 딱히 진입장벽이 필요한 앨범도 아니고, 한번에 딱 꽃히는 앨범도 아니지만, 말 그대로 물처럼 그냥 쭉 넘어가서 쭉 배설되는 느낌이랄까? 이렇게 쓰고 보니 본인의 스타일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해서 지금의 나는 이런 스타일의 음악 자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의 스타일 어쩌구저쩌구 따질만한 식견이 없다. 어쩌면 그래서 이 앨범이 새롭게 들리는 것일지도 모르고. 뭐 어쨌든 지금은 들을 만 하니까 그걸로 된 거 아닐까?




1번째 싱글이었던 Eyes Be Closed. 나는 이런 템포의 비트가 참 좋다.


4번 트랙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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