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2009) - The XX

참고로, 이 글은 거의 2010년 말엽 즈음에나 적힌 글이다.

이 앨범은 내가 지금껏 들었던 모든 앨범 중에서 가장 시크하면서 미니멀한 앨범이다. (심지어 밴드 이름이나 앨범명, 앨범 자켓까지도 이러한 성향을 보여준다 -_-;; 딸랑 X 하나 그려놓고 앨범 자켓이라니..) 하지만 그만큼 '가장 효율적인 미니멀리즘'을 직접 보여준 앨범으로, 전세계적으로 2009년 최고의 앨범으로 거론되었고, The XX는 2009년 최고의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The XX는 이 앨범을 통해 정식으로 데뷔하기 이전에 2년여의 시간을 차고에서 녹음하는 데에 몰두했다고 한다. 그리고, 믹싱과 마스터링을 전문 프로듀서에 맡기기도 했지만, 본인들의 미니멀한 결과물이 훨씬 낫다는 평가를 내리고 본인들의 결과물 그대로 앨범을 내기에 이른다. 이 2년의 시간은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실제로, 앨범을 듣다 보면 Post Punk, R&B, Shoegazing, Pop 등의 다양한 장르들이 녹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Background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이들의 음악을 파헤쳐보자. 이들의 음악을 파헤치는 것은 매우 쉽다. 남녀 보컬, 기타, 베이스, 전자 드럼, 그리고 약간의 전자음. 이 외의 사운드는 없다. 실제로 이들은 라이브 공연에서 밴드 멤버 3명을 제외한 다른 세션이 전혀 필요하지 않도록 곡을 구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이유로 앨범을 두세번만 들어보면 앨범의 모든 파트를 따로따로 잡아낼 수 있을 정도이다. 한편, 이들의 보컬은 무미건조하다. 남녀 보컬이 가사를 주고받는 형식의 곡들을 만들어냈지만, 이 둘의 목소리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라는 것만 제외하고는 심지어 목소리조차도 비슷하다. 사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들의 보컬은 마치 하나의 다른 악기처럼 들리고, 이러한 점이 이들의 미니멀한 사운드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Very Simple, Very Basic. 이들이 음악을 만드는 원칙이라고 한다. 가능한 최소한의 재료로 가장 효과적인 사운드를 만든다는 점에서 공학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이들의 미래는 이들의 사운드 사이에서 느껴지는 빈 공간만큼이나 넓은 듯 하다. 다만, 1집에서 거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는 느낌이 들어 소포모어 징크스에 대한 우려가 들기도 한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꽤나 시크하고 깔끔한 명품 브랜드 같은 느낌을 주는 앨범이다.

2번 트랙 VCR.

4번 트랙이자 타이틀이었던 Island. 뮤직비디오 자체가 '명품'스러운 분위기를 내려고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