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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에는 정말 대단한 앨범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내가 이 시대의 음반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편은 아니지만, 비교적 대중적인 관점에서 가장 큰 파급력을 갖고 있는 91년도 음반들을 꼽으라면 Nirvana의 <Nevermind>, 지난번에 소개한 My Bloody Valentine의 <Loveless>, 그리고 이 음반을 꼽을 것이다. 이 세 음반은 전부 각각의 개성이 살아 있고, 영향력도 전부 다르다. 이 세 음반을 각각 무기에 비유해서 설명한다면. Nevermind는 나온 즉시 그 직후의 세대를 지배해 버린 원자폭탄으로 (폭파 뒤에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는 점까지도 똑같다), Loveless는 그 당시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현재까지 모두를 전염시키고 있는 독가스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앨범은 처음에는 그 성능이 부진했지만, 결과적으로 무기와 전쟁의 역사를 송두리째 뒤바꿔 버린 총기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앨범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현대식 록과 일렉트로니카를 섞는 실험의 최초의 성공작'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춤추는 록음악의 첫 완성' 이라고 할 수도 있다. 록과 일렉트로니카를 섞은 것으로는 Radiohead도 만만치 않고 이쪽이 더 유명하겠지만, 애초에 Radiohead는 록과 일렉트로니카라는 잣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기도 하고 애초에 그걸 주 목적으로 삼지도 않았다. 춤추는 록음악도 사실은 Primal Scream보다 한 타이밍 전에 Stone Roses를 위시한 매드채스터 신이 시도하였지만, 그들의 음악은 댄스 플로어에서 울리지는 못했다. 한편 이 앨범은 공연장도, 클럽도 모두 지배하는 데에 성공했다. 아마 Stone Roses가 5집 정도까지 냈다면 이런 음악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이제 이 앨범을 총기로 비유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처음 총기가 발명되었을 때에는 그 성능이 썩 좋지는 못했다. 다만 가능성을 눈치챈 몇몇 기술자들은 '오 이거 잘 건드리면 쓸만 하겠는데?'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 하지만 이후 파비아 전투에서 신성 로마 제국이 제대로 들고 나온 총기는 그 이후의 전쟁사를 바꾸어버렸다. 이 앨범도 비슷하다. 물론 앨범 자체는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Primal Scream을 상징하는 노래 <Loaded>도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기도 하고. 하지만 우리들은 보통 91년의 영국 음악씬을 브릿팝의 시대로 기억하지 댄스 록의 시대로 기억하지는 않는다. 이 앨범은 말 그대로 '별종'이었다. 하지만, 요즘의 록음악들을 살펴보자. 이들이 추구하던 '춤추는 음악'을 구사하는 밴드들은 요즘 정말 수없이 넘친다. 록과 일렉트로니카의 결합은 요즘 밴드들의 태반이 시도하는 판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결과적으로 록음악의 판도를 바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앨범은 선구자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이렇게 쓰고 보니까 시대적인 설명을 많이 한 것 같다. 사실 '음악'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굳이 이런 시대적인 설명에 엮일 필요는 없다. 그냥 듣고 즐기면 그만이니까. 이 앨범은 그런 점에 있어서도 충실하다. Primal Scream은 어떤 성격의 앨범을 낼지 예측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로 매 앨범마다 스타일이 확확 바뀌어 버리는 밴드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밴드가 지금도 살아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2008년에도 앨범을 냈다.) 이 앨범의 듣고 즐기는 맛은 충분히 보장된다.
아무튼 시대를 앞서가 결과적으로 바꾸어 버린 앨범임은 분명하다.
영상은 간지나게 라이브로.
이 앨범의 대표곡이자 Primal Scream을 대표하는 노래 Loaded.
앨범 버전과는 쪼금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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