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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스팝이라는 장르로 한 시대를 풍미했고, 어떤 식이었던 간에 대중음악에 새겨진 수많은 자취 중 그들의 자취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Pet Shop Boys는 충분히 대단한 그룹이다. 꽤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은 한때 신스팝의 제왕으로 군림하기도 하면서 여러 앨범들을 내 왔고, 어느덧 이 앨범은 정규작으로면 무려 11번째 앨범이다.


 전작 'Yes'는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바라는 Pet Shop Boys의 모습을 훌륭하게 재현하여 그들의 건재함을 전 세계에 다시 알린 앨범이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은 이들이 그 성공을 계속 이어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그 기대는 다시 한번 뒤엎어졌다. 이번 앨범은 'Yes'보다는 오히려 'Release'나 'Fundamental'에 가까운 조용조용한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Behaviour' 수준으로 어둡지는 않고, 앨범 커버처럼 잔잔한 물결과 같은 음악을 시도하려고 한 것 같다. 다만 그 결과가 'Behaviour' 때처럼 멋지지는 않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특히나 그들의 초창기 혹은 'Very' 시절의 분위기를 기대하는 팬들이라면 틀림없이 실망할 음반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이 이러한 시도를 한 것이 이번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식의 차분한 느낌의 앨범은 'Release', 'Fundamental'에 이어 어느덧 3번째이다. ('Behaviour'는 컨셉이 조금 다르니까 제외하자.) 이쯤 되면 이들도 마냥 생각없이 곡들을 써내려가지는 않았을 것이고, 지난 앨범들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곡들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앞에 언급한 두 앨범들 보다는 발전되었고 보다 들을 만 하다고 생각한다. 곡들이 조금은 냉소적인 면을 덜어내서 그런 걸까? 과거의 그들을 잊는다면 그럭저럭 들을 만한 준수한 앨범 정도의 밥값은 할 수 있다. 이들은 어찌 되었건 간에 Pop을 구사하는 그룹이고, Radiohead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그냥저냥 적당히 듣기 좋은 앨범인 것 같다. 다만 'Behaviour'나 'Very'처럼 오랫동안 잡고 들을 정도까지는 아닌 듯.




선공개되었던 곡 Winner. 런던올림픽에서도 몇 번 들을 수 있던 노래.




2번째 싱글 Leaving. 되게 잔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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