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드디어 이 이야기의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이 이야기를 쭉 쓰면서 옛 생각도 되새기고 좋았던 것 같다ㅋㅋ




이맘때쯤 되니 참가자들은 정말 친해져 있었다.

성우리조트에 있을 때 확실히 꽤 '넓게' 친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눈싸움의 영향이 컸던 듯ㅋㅋㅋㅋㅋㅋ

이 무렵은 밤에 넓은 방에 모여서 떠들고 게임하고 놀고 했다.

다만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까 성우리조트에 오기 전의 그 '막장스럽게' 웃기는 순간들은 없어서 쪼끔 아쉬웠지만서도.

영어로 대화를 하지만 영어가 익숙한 사람은 거의 없기에 우리들의 대화는 조금은 유치했다.

그래도 막판에는 외국인들에게 몇몇 술 게임을 전파하는 성과를 올렸으니 대단하다ㅋㅋ




막간에 몇몇 한국인 참가자 사진.

같이 브루나이를 맡았는데, 영 내가 브루나이 사람들을 못 챙겨줘서 행사 내내 미안했던 하은 누나.

우리 팀 + 사회자 파트너로서 행사 동안 가장 친했고, 가끔 의지하기도 했던 동윤이.

같은 팀 되게 친한 동갑이자 보통 씨알도 안 먹히는 내 유머에 미친듯이 반응해줬으며 성우리조트에 아바타가 남아있는... 세련이

행사 내내 긍정의 힘이 가득했으며 항상 웃어줘서 우리 팀의 활력소였던 정아.

춤을 되게 잘 추고, 알고 보니 동갑이었으며..(둘 다 놀랐음;;) 생각 이상으로 마음씨가 따뜻했던 민정이.

그리고 같이 포항에서 왔으며.. 표정과 같이 돌아이이시며... 이 행사를 통해 정말 친한 선후배 사이가 된 인희 형.

이 외에도 우리 한국인 참가자들에 대해 한마디씩 말해보고 싶긴 한데 그냥저냥 이쯤에서 끊고ㅋㅋ

사실, 모든 한국인 참가자들이 같이 찍은 사진이 안 남아있어서 아쉽다.



한-아세안의 밤 행사가 끝난 밤.

다들 또 어느 한 방을 아지트로 잡고 놀기 시작했다.

다만 나는 이번에는 놀러갈 수가 없었다.

이번 행사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환송의 밤'을 준비하기 위해서.


좀 자세히 말하면, 우리 팀이 환송의 밤 행사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그 동안의 행사 사진들을 모은 슬라이드 쇼를 준비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슬라이드 쇼를 만드는 역할을 내가 맡게 되었고, 그 작업을 이 때 시작한 것이다.

이걸 위해서 개인적으로는 프리미어를 하루이틀 정도 정말 딱 이걸 만드는 데에 필요할 정도로만 배워서 행사에 왔다.

그런데, 테크닉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사진의 양이나 담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워낙 많았던 탓.


나 혼자서 모든 사진들을 구할 수 없었기에, 몇몇 카메라가 있던 참가자들의 사진을 얻어다 썼고, 

특히 싱가포르 참가자 팽루가 들고 온 DSLR이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팽루 없었으면 슬라이드 쇼 불가능했음ㅠㅠㅠ

그렇게 밤을 새 가면서 영상을 조금씩 만들어갔다. 다들 논다고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기에 내 방은 조용했고 그게 꽤 좋았다.

영상을 만들면서, 사진을 하나하나 넣어가고 동영상을 넣어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으니까.

처음으로 이공계 캠프를 하던 그 시절의 '초심'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달까?


하지만......

결국 밤을 새도 영상은 완성되지 못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리미어 기능을 완벽히 몰랐기에 이리저리 멘땅에 헤딩하면서 만들어서.........

다음날 아침이 되었고, 나는 이 상황을 STAFF들에게 이야기했다. 꽤 걱정해주셨다.

한편, 참가자들은(사정을 아는 우리 팀원들 빼고) 어제 놀 때 왜 안왔냐고 그러기도 하고ㅋㅋ

그럭저럭 내가 이 집단에서 인정받을만큼 뭔가를 했고, 그만큼 즐겼구나 하는 생각이 지금 와서 든다.


그래도 완성할 것은 완성해야 했기에, 나는 STAFF들에게 뒤에 있을 경복궁 투어에서 빠지고 바로 센터로 가서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OK 사인이 떨어져서 나는 성우리조트에서 서울로 가는 동안 푹~~~ 잤고, 바로 센터로 갈 수 있었다.

사실 그 덕에 STAFF 분들이 찍은 사진들도 손에 넣어서 영상에 쓸 수 있었다ㅋㅋㅋㅋ


그럭저럭 도착해서 1~2시간 정도 지나 영상을 완성했고, 곧 참가자들이 도착했다.

그 와중에도 난 영상이 잘 돌아갈까 이리저리 걱정했고, 이 와중에 대원외고 나온 상민이가 영어 자막을 잘 첨삭해 주었다ㅋㅋㅋ

그런데 컴퓨터(내 개인 노트북)가 안 좋아서 그런지 영 인코딩이 안 되었다.

되게 당황했는데, 그냥저냥 프리미어 상에서 바로 실행시키는 식으로 합의를 봤다.

그 덕에 그 영상은 지금 남아있지 않고, 이 점은 되게 아쉽다.


그리고 식사 후 환송의 밤 시작.

우리 레크리에이션 팀이 모두 이 행사까지 맡아버리는 통에 결국 우리의 기획이 된 오묘한 행사였다...................

프로그램은 총 3개.


먼저 일종의 '사연 코너' 같은 행사를 만들었다.

우리는 행사 기간 동안 일종의 사연 종이 같은 걸 만들어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적게 했는데, 

이걸 이제 꺼내 하나하나 꺼내주면서 이야기하는 코너.

................였다.

하지만 우리 팀 멤버가 멤버들인지라....................이 코너는 재밌게 변질되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나는 옆에 앉아 음악을 재생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사고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로젝터가 작동해서 내 컴퓨터 화면이 무대에 비쳤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영 분위기 깨니까 나는 메모장을 켜서 흰 화면으로 이걸 막았는데, 문득 장난기가 올라서...




이런 식으로 메모장에 대고 개드립을 치기 시작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결국 감동을 주기 위한 이 행사는.... 인기투표 비스무리하게 변질되어서...

행사 중 고마웠던 참가자들이나 STAFF들을 그 자리에서(기존에 적은 사연이고 뭐고 없이) 불러내서 인사하고 스킨십까지 해 주는..

뭐 그런 코너가 되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꽤 재미있게 끝나서 다행.


그리고 그 뒤에는 STAFF 측에서 준비한 공식 행사 정리 영상을 틀어줬다.

확실히 영상을 만든 입장으로서 전문가의 손길은 달라도 달랐다......

뭐 그래도 이 영상은 '행사 정리용'의 성격이었기에 큰 감동을 주는 목적은 아니었고, 다들 즐겁게 봤다.


그리고 바로 뒤에 내 영상을 틀었다. 

막상 트니까 10분이 넘는 영상이었다.

사전에 STAFF 분들에게 행사에 대한 조언을 들으면서 '열심히 눈물을 짜내라'라는 식의 조언을 들었는데,

사실 내 영상은 그런 류의 영상은 아니었고, 나의 '일기장'에 가까운 영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비록 참가자들을 많이 울리지는 못했지만, 그 이상의 공감과 감동을 안겨줬다고........ 누군가가 말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마지막에는 큰 박수를 받았고, 그 때 되게 뿌듯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코너.

모두가 일어서서 원을 만들었고, 돌아가면서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하는 시간.

몇몇 참가자들은 눈물을 보였다.

내 경우는 워낙 눈물이 없기도 하고, 우는 동안 차라리 웃으면서 말을 한 마디라도 더 하고 싶어하는 타입이기도 해서 계속 웃으려 애썼다.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생각보다 많은 인연이 쌓였고, 생각보다 많이 정이 들었구나 싶었다.

아쉬웠다.


더 아쉬웠던 것은... 전날 밤을 새느라 이번 밤은 뻗어서 오래 못 놀았다는 것?

원래 마지막 밤에 열심히 놀아야 하는데ㅠㅠㅠㅠㅠ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외국인들 데리고 노래방까지 갔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다음 날.

이 날은 딱히 일정은 없고, 외국인 참가자들이 떠나는 날.

한국인 참가자들은 해산.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공항으로 따라갔다.


이 때 되게 신기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공항에서 하은누나와 같이 우리가 맡았던 브루나이 참가자들과 같이 있었는데... 어떤 노신사께서 오시더니 식사를 대접하시겠단다.

알고보니.. 브루나이 참가자 중 한 명의 오라버니 되시는 분이 브루나이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노신사 분은 그 시인 분의 지인 되시는 분이고.


아무튼 헤어질 시간이 왔고, 하나 하나 떠나 보냈다.




마지막까지 모든 참가자들을 보낸 최후의 4인.

(사실, 캄보디아 참가자들은 출국이 하루 뒤라 지혜누나는 센터에 하루 더 있어야 했다ㅠㅠㅠ)




모든 외국 참가자들.




행사 참가증과 행사 때 썼던 명찰.

지금도 둘 다 잘 보관하고 있다.

덧붙여 행사 때 받은 후드티도 역시 애용 중.



이 행사가 내게 남긴 가장 큰 의의는 '나도 할 수 있다'였던 것 같다.

처음으로 학교를 벗어난 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행사 동안 나는 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다.

그 덕에 그 전에는 전혀 없었던 나라는 사람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비록 정말 작은 부분이긴 하지만, '세계'라는 걸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행사를 계기로 '학교 밖의 활동'에 한동안 집착하기도 했고.

여러모로 이런저런 외적인 '계기'를 많이 만들어 준 행사이기에 일부로 이 폴더의 가장 처음에 이 행사를 적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행사 동안 만났던 외국인 참가자들은 페이스북으로 친구는 맺어져 있지만,

정말 소수를 제외하면 연락하는 일은 이제 없어졌다. 1년이 넘으니 서서히 잊혀지고,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페이스북을 쓰다 보니 이리 됬네.

그래도 잊지 못할 행사임은 분명하다.



댓글